Lucky Draw

© Flickr/Rodger Evans

럭키 드로우(Lucky Draw). 경품 혹은 혜택을 내건 제비뽑기. 얼마 전 대표가 전 사원에게 보낸 이메일 속에 들어있던 말이었다.  

내용은 이랬다. 사무실 리모델링 공사를 주말에 진행하는데 현장에서 간단하게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으니, 주말에 잠시 회사에 나올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자발적인(?) 신청을 받았는데 신청자가 없으니 계속 신청자가 없으면 추첨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번 비슷한 일이 있었을 때 관리자 중에서 나왔으니 이번엔 나머지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주말에 30분 정도만 확인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라고 하니 이런 식의 차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아니면 직원 휴게실 리모델링 공사이니 직원에게 확인을 맡겨도 된다는 생각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지난번엔 관리자급에서 했으니 이번엔 직원 차례라고 쉽게 생각한 걸까?

어떤 것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원자가 없다면 오히려 ‘반차’ 정도 걸고 지원자를 받는 것이 맞지 않았을까? 누군가 주말에 나와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지원자 없으면 추첨이라고 외치는 무모함이 안타깝고, 직원의 일상을 이렇게 쉽게 생각하는 경솔함에 화가 난다. 특히 럭키 드로우라는 용어로 포장하는 무신경함에서는 실소가 나온다.

사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식의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일단 누구나 하고 싶지 않은 껄끄러운 장면을 만들어 놓고,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논리로 직원을 압박한다. 심지어 “그럼 (네가 싫다면) 누가 했으면 좋겠나요?” 다른 이의 이름을 대라는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직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기업 이상으로 정해 놓은 글로벌 기업이면서도, 이런 것은 아직도 ‘한국식’이다.

이 사건은 결국 지원자가 나오면서 일단락됐다.